참여그룹 : 두루미레인저
운영기간 : 2023.06 - 2023. 07
예술분야 : 연극·음악·문학
연계교과 : 국어·사회
지역/학교 : 경기/연천초등학교
참여 대상 : 초등학교 5, 6학년
예술가 : 윤성우(연극), 이향은(연극)
교 사 : 연천초 박훈광, 오민열, 이은현
프로젝트 소개
공간혁신사업으로 무너지는 110년의 역사를 가진 연천초등학교. “만약 연천초등학교가 하나의 생명체라면 남아있는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을까?”라는 연극적인 상상을 지역 이야기와 가상 세계 기술을 활용해 탐구해보는 프로젝트
두루미레인저의 결성: 주제 설정 배경과 탐구 질문
예술로 탐구생활 예술가, 교사 친구들 안녕? 우리는 연천 지역에서 연천초등학교의 공간과 연천의 이야기를 연극과 가상 세계를 활용하여 통합적으로 작품을 만들어 뻔한 수업을 무찌른 두루미레인저라고 해. 오늘은 우리가 연천 지역에서 활동했던 것들을 후배 요원들을 위해서 메시지를 남기려고 해. 아차차! 컨셉 상 반말을 해야 할 것 같아. 모두 이해해줄 거지? 그럼 2023년 두루미 레인저의 활약상을 소개해볼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나는 두루미 레드 박훈광이야. 교사이면서 예술가이지! 예술로 탐구생활 사업을 보고 함께 대학원에서 연극을 공부했었던 다른 팀원들을 모집해서 두루미 레인저가 결성됐어. 두루미 블루, 옐로우가 더 있는데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니 여기까지만 설명할게. 아차차! 둘의 원성이 가득하군. 그러면 짧게 소개하지. 두루미 블루는 연천초등학교에서 1년 동안 연극 수업을 했었던 경력이 있는 예술가야. 그리고 두루미 옐로우는 지역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극화하여 수업하는 것을 좋아하는 예술가야. 이제야 조금 둘의 원성이 잦아들었군.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됐어.
나는 발령 받은 학교에서 열심히 교사로서 활약하고 있었어. 그러다 어느 날 문득 학교 중앙 현관에 있는 ‘우리 학교 역사 현황판’을 발견하게 됐어. 어느 학교에나 다 있는 그 판이고 매일 지나가는 길이라 익숙했던 것인데 우연히 그것을 자세하게 읽게 됐지. 그 속에는 우리 학교의 특수한 역사가 존재했어. 110년 전에 개교한 학교이며 한국전쟁 때는 영토를 뺏기게 되어서 북한의 학교였기도 하다가 다시 수복하여 개교했다는 사실들이 적혀있었어. 나는 그것들을 보면서 우리 학교가 곧 새로운 학교로 이사하게 된다는 사실을 떠올렸어. 공간혁신사업으로 인해서 110년 동안 자리를 지키던 연천초등학교가 새 공간에 자리를 잡게 되었거든. 그래서 나는 ‘연천초등학교가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공간의 이동은 죽음을 상징할 텐데, 110년 동안 살았던 연천초등학교는 남아있는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을까?’라는 연극적 상상을 하게 됐어. 그리고 이 상상을 연극 예술을 통해서 탐구하고자 했고 팀원을 결성했어. 그렇게 모집하게 된 게 두루미 레인저야.
우리는 두루미 레드가 던졌던 질문을 핵심 탐구 질문으로 설정했어. 그리고 이에 대한 서로의 상상을 통해서 발견하게 된 주제는 ‘연천초등학교는 110년 동안 연천 지역의 이야기를 지켜주는 수호신이었으며, 이제 곧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라는 연극적 상상을 덧붙였어. 그래서 연천 지역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이 지켜주기를 바라는 목적을 가진 인물을 구체화했지. 그리고 이 인물과 어린이들이 극적 세계에서 만나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 구조화하고자 했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연천초등학교와 연천 지역의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 두루미 레인저의 목표라는 것에 서로 합의했고 우리의 수업 주제는 ‘연천초등학교라는 공간과 연천 지역의 이야기’가 되었어.
우리 학교 역사 현황판
새로 지어지는 학교와 무너지는 학교
두루미레인저의 설계1: 교과목 연계와 장소의 특수성 분석
# 교과 연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일단 우리가 활동하게 될 교과 시간에 대해서 살펴봤어. 예술로 탐구생활 임무는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 이루어지거든. 그래서 교육과정을 살펴보며 수업 시간을 통합하는 방안을 물색했지. 우리는 “[4사01-03]고장과 관련된 옛이야기를 통하여 고장의 역사적인 유래와 특징을 설명한다.”의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통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자 했어. 그리고 계획서를 제출했지. 다행히 공모에 당선되어서 좋았지만, 문제는 4학년 담임이 될 줄 알았던 두루미 레드가 5학년 담임이 되었다는 거야.
예술로 탐구생활은 사업에 참여하는 교사의 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건이 있거든. 하지만 우리 두루미 레인저는 이에 포기하지 않았지. 사회과 교육과정은 나선형 교육과정이라는 특수성을 띠고 있어. 그래서 지역에 대한 주제를 고학년 학생들이 심층적으로 다루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핵심 성취기준을 “[6국05-04] 일상생활의 경험을 이야기나 극의 형식으로 표현한다.” 로 잡고 재구조화를 진행했어. 그 결과 극적 세계 속에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의 경험을 수집하고 이를 극화하여 발표하는 단계가 추가되었어. 주어진 환경이 변화한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어려움일 수도 있지만, 우리와 같이 힘을 모아서 임무를 진행하는 예술로 탐구생활 후배 요원들에게는 이마저도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해!
# 장소의 특수성 분석
두루미레인저는 우리가 핵심 주제로 삼고 있는 연천초등학교와 연천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깊게 성찰하기 시작했어. 우리는 어린이들이 공간을 새로운 감각으로 살펴봐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익숙한 자신들의 공간에서 예술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믿었어. 우리는 연천초등학교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었어. 그렇기에 프로젝트 집중개발 시기를 활용해 주변 어르신들이 바라보는 연천초등학교에 대해서 살펴보고 연천초등학교의 과거 사진들을 살펴보았어. 그러다 보니 좀 더 연천이라는 ‘공간’을 알고 싶어졌어. 그래서 우리는 연천군청에 방문하여 관광과의 협조를 얻어 연천 지역의 이야기를 살펴보았어. 그리고 연천 지역의 유명한 자연유산인 ‘재인폭포’에 관심이 생겼고 우리는 그곳을 답사했지. 그곳을 답사하면서 재인폭포에 관한 이야기 설화를 발견했지. 그래서 우리는 오랫동안 연천 지역의 이야기와 설화들을 제 자리에서 지켰던 한 인물을 구조화할 수 있었지.
# 교구 제작
우리는 이렇게 직접적, 간접적 탐구활동을 통해서 연천 지역과 연천초등학교를 새롭게 볼 수 있었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이러한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공간을 새롭게 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우리는 수업 시간에 공간을 새롭게 창조해보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었어. 눈을 감고 공간을 새롭게 걸어보거나, 보물찾기를 통해서 연천초등학교의 새로운 공간들을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게 구조화했어. 그리고 연천 지역의 이야기를 모아오는 임무를 진행하기도 했지. 그리고 두루미 레인저 비장의 무기가 하나 있었어. 어린이들의 자유로운 창의성과 놀이성을 활용해 공간을 직접 창조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너희들 ‘치토스’라는 과자 알아? 내가 어렸을 때는 그 과자 안에 ‘따조’라는 장난감이 들어있었어. 그것을 나무로 크게 제작해서 어린이들이 직접 공간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통해서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서로의 상상력으로 만든 극적 세계를 공유하도록 제안했어. 어린이들은 재인폭포의 이야기에 나오는 공간들을 직접 교구를 통해 창작해봄으로써 해당 이야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창작할 수 있었어.
따조를 활용한 수업
두루미레인저의 설계2: 연극과 가상 세계(ZEP)의 융합
# 예술교육에서 가상 세계(ZEP)의 활용 가능성
우리 비장의 무기인 가상 세계(ZEP)는 극적세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돼. 일반적인 연극놀이를 활용한 학교 문화예술교육은 빈 교실에서 참여자들의 상상을 바탕으로 극적 세계를 구축해. 이러한 과정은 연극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을 십분 활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그리고 이러한 구축 과정은 서로 간의 대화 혹은 몸을 활용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루어져. 두루미 레드는 극적세계를 구축하는 연극적인 방식을 도와줄 수 있는 가상 세계를 구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지금 딛고 있는 이 학교가 미래에는 없어지고 무너질 학교라는 감각을 연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거든. 또한 우리가 구조화한 이야기에서는 무너질 학교가 새롭게 지어져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어. 그렇기에 우리는 공간의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가상 세계를 활용하기로 했어. 무너진 학교와 다시 지어질 학교를 가상 세계에 구축하고, 그 과정을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봄으로써 가상 세계의 그 허구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믿을 수 있게 구조화했어. 다행히 어린이들은 게임에 익숙해서 그런지 가상 세계의 현실을 실제로 믿는 것을 쉽게 하더군. 역시 우리 비장의 무기야.
가상 세계(ZEP)
# 연극과 가상 세계(ZEP)의 융합 과정
이번 임무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연극과 가상 세계(ZEP)와의 융합 과정이었어. 두루미 레인저의 비밀 무기이기도 하지. 평소에 가상 세계(ZEP)에 관심이 많았던 두루미 레드는 극적 세계를 구축하면서 가상 세계를 활용하면 더욱 극적일 것으로 생각했어. 우리는 연천초등학교를 의인화한 인물인 ‘아차차’ 교관을 가상 세계 속에 만들었어. 그리고 학교 곳곳에 QR코드 사진을 잘게 쪼개서 숨겨놓았지. 어린이들은 이를 찾으며 학교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탐색하며 가상 세계로 초대를 받을 수 있었어. 가상 세계에 초대된 어린이들은 ‘무너진 학교’를 만날 수 있었어. 두루미 레인저가 곧 무너질 연천초등학교의 모습을 가상 세계에 구축해 놓은 것이지. 그리고 어린이들은 그 무너지는 학교 공간에 갇혀서 아차차 교관의 도움을 받고 그 무너지는 학교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목적을 부여했어. 어린이들은 가상 세계 속에 구축된 학교 공간을 탐색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갔어.
하지만 마지막 관문은 재인폭포를 가상 세계에 구축한 공간에서 탈출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하려면 현실 세계에서의 문제를 해결해야했어. 그래서 우리는 이 순간 ‘역할 내 교사(Teacher-in-role)’ 기법을 활용해서 선생님이 직접 역할을 입고 현실 세계 속 극적인 인물로서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도록 구조화했어. 이를 통해서 어린이들은 가상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실 세계에서 주어진 임무 ‘연천 지역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그 세계를 연극으로 발표하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됐어.
현실 세계
두루미레인저의 출동 결과: 가능성 발견과 새로운 의미
# 연극과 기술의 상호 보완적 성격
이번 임무에서 우리가 중점적으로 다루었던 것은 지역에 대한 이야기와 공간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그것을 연극으로 경험할 때 기술과의 융합에 초점을 두었어. 이번 임무는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린이들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구조였어. 따라서 가상 공간과 현실 세계 사이의 유기적인 활동이 필요했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감각에 초점을 두었어. 가상 공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무한한 확장성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그것이 나의 오감을 통해서 감각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거든. 그래서 현실 세계에서 공간을 직접적으로 감각하거나 창조해보는 활동을 보충해서 진행했어. 이렇게 어린이들이 익숙하게 인식했던 학교 공간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어. 연극과 기술의 상호보완을 통해 미적 경험을 끌어내고자 한 시도였지.
# 미적 경험을 통한 발견: 이야기의 생명력
“아차차 교관이 이야기를 지켜달라고 했는데,
이야기를 외우는 것이 이야기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재밌게 전할 때
그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 참여 어린이-
두루미 레인저로 활동하면서 어린이들의 반응에 감탄한 순간이었어. 우리가 생각한 것은 이야기를 잘 보존해달라고 부탁한 것인데, 어린이들은 직접 그 이야기를 경험하고 또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연극을 창작하면서 ‘이야기를 지킨다는 것’에 대해서 통찰한 것 같아. 아차차 교관이 마지막으로 부탁한 ‘연천 지역의 이야기를 지켜줘’라는 부탁은 어린이들에게 ‘누군가에게 연천의 이야기를 재밌게 들려주는 것’으로 새로운 의미가 깃들게 됐어. 나 두루미 레인저 레드는 영웅으로 활동하며 눈물 흘리지 않는 멋진 사람인데,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코끝이 찡했어. 역시 대단한 연천 아이들이야.
아차차!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할 차례네, 우리는 뻔한 수업을 물리치고 이야기와 연극이 흐르는 곳에는 언제나 나타나는 두루미 레인저였어. 예술로 탐구생활 후배 요원들도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학생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구! 우리는 다음 임무를 향해 떠날게. 안녕! 두루미 레. 인. 저 출발!
학생의 발표 장면
수업의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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