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예.감.

활동연도

2024

주제

생물다양성

개인다양성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키워드

참여그룹 : 일.상.예.감.

운영기간 : 2024.05 - 2024. 07

예술분야 : 미술

연계교과 : 도덕·과학·국어·창의적체험활동

지역/학교 : 충남/천안성성초등학교

참여 대상 : 초등학교 3학년

예술가 : 허윤경(공예) 이의정(공예) 윤선희(회화)

교 사 : 성성초 윤성원, 이기쁨

프로젝트 소개

생물다양성을 훼손하면 자연이 무너지는 것처럼 개인의 다양성이 사라지면 우리 사회가 위태로워짐을 깨닫고, 다양성을 품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고민하고 시각예술로 풀어가는 프로젝트

다양성과 삶을 연결시키는 시간

일.상.예.감.은 ‘일상 속 상상으로 키우는 예술 감수성’을 목표로 연구합니다. 교과와 예술을 융합하여 학생들이 단순히 교과 지식을 이해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결할 수 있는 수업을 꿈꿉니다.

학교 현장에서 같은 공간에 있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입장에서 본 ‘수업’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과 교사가 이끌어가야 하는 진도’, 학생 입장에서는 ‘한 학기 동안 배워야 하는 것’으로 수업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두 시선에서 ‘삶’과 ‘지식’을 연결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분명 학생들의 삶에 필요하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지식과 유산을 모아 만든 게 교육과정입니다. 그러나 정작 삶과 지식을 연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상.예.감.은 지식과 삶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과정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질문’이었습니다. 지식을 단순히 시험과 성적으로 개인을 나누고 선별하는 도구가 아니라 개인의 삶에 질문을 던져 삶의 범위를 확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평소에 친숙하게 여기면서도 깊이 있게 질문할 수 있는 주제를 탐색했습니다.

2022년부터 ‘개인’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주제로 프로젝트를 운영했기에 자연스럽게 그 동안의 프로젝트 주제의 연장선에서 올해 주제를 떠올려보았습니다. 문득 범위가 너무 넓고 추상적이라는 걸 깨닫고, ‘개인’과 ‘환경’에서 공통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최재천 교수가 윌리엄 해밀턴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자연에서만 다양성이 중요한 걸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환경’과 ‘개인’을 연결하고, 나아가 ‘사회’에서의 다양성 문제까지 확장하였습니다. 단순히 지식과 생각을 연결하고 넓히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삶까지 연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결국 사회에 속하여 살아가기 때문에 삶을 생각하면 사회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다양성’과 ‘생물다양성’을 연결하고, 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는 다양성에 대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예술로 풀어가기로 했습니다.

교과과정 더하기 예술

교육과정은 인류가 발견한 다양한 지식과 세상을 지탱하는 중심 이론들을 어떤 기준으로 정리하여 만든 것일까? 많은 학자들은 ‘나선형 교육과정’을 이야기합니다. 학자들은 학생이 지식을 발견하고 흡수할 때,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족, 마을, 국가, 세계로 점차 넓혀간다고 합니다. 실제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서로 다른 성장단계에 있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나선형 교육과정이 성장과정을 잘 담고 있는 이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다양성’에 대한 주제도 나선형처럼 점차 넓혀가기로 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역량과 성취기준을 강조합니다. 학생들이 지식을 배우고 익혀서 실생활 속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다양성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지 않아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교과를 분석하고 재구성했습니다.

융합하기 위해 선택한 교과는 ‘국어, 과학, 도덕, 미술, 창체’입니다. 국어는 ‘온책읽기’와 연결하여 다양성과 관련된 도서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과학은 ‘생물다양성’과 연결하기 위해 생물 단원을 선택했습니다. ‘3단원 동물의 한 살이’에서 나오는 배추흰나비는 나중에 예술프로젝트 수업의 한 소재가 되었고, 마침 프로젝트 기간에 있는 ‘세계 꿀벌의 날’과 연결하여 ‘생물다양성 꽃밭’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도덕은 ‘자연 · 초월과의 관계’ 영역과 연결하여 생명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프로젝트 기간 동안 수업 속에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미술은 보통 융합프로젝트에서 수단적인 교과로 인식되지만 본 프로젝트에서는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주제가 ‘다양성’인 만큼 ‘학생 개인의 표현에서 나오는 다양성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교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미술과 예술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결국에는 ‘사람은 모두 다르다. 다양성이 핵심이다.’이지 않을까 질문해 보았습니다.

다양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수업, 어떤 고민과 준비가 필요할까?

프로젝트 주제와 방향을 설정한 후, 정말 회의를 자주, 오래 했습니다. ‘다양성’이라는 주제가 포괄적이니 긴 호흡으로 가면 준비하는 교사와 예술가도, 참여하는 학생도 방향을 잃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술로 탐구생활의 취지를 생각하며 ‘과학’, ‘인문학’으로 나누었습니다. 과학 분야에서는 ‘생물다양성’을, 인문학 분야에서는 ‘개인의 다양성’을 추출하였습니다.

그 후에 개인으로 끝내지 말고 사회까지 확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만들기(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 기르기)’도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생물다양성 4회(2차시×4회=8차시), 개인의 다양성 5회(2차시×5회=10차시)로 운영하려고 계획했으나 여전히 호흡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는 ‘생물다양성 → 개인의 다양성 →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주제를 연결하고 확장하면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9회기 수업을 3등분하여 생물다양성 3회(3차시×3회=9차시), 개인의 다양성 3회(3차시×3회=9차시),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3회(3차시×3회=9차시)로 준비했습니다.

AI 기술과의 융합을 어떻게 진행할까 고민했지만 다행히 그 동안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교육청에서 진행한 AI 프로그램 활용연수가 있어 현재 학생들 수준에 맞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남대학교에서 진행한 멘토링은 그 동안의 프로젝트 개발 회의(멘토링 때까지 4회 진행)에서 생각해 보지 못한 시선과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멘토 교수님이 진지하게 프로젝트 흐름을 듣고 함께 고민한 덕분에 알차게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환상의 팀티칭

작년까지 함께 일.상.예.감.에서 활동한 예술가 선생님들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 했습니다. 아쉬운 마음과 올해 예술로 탐구생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고민하던 차에 교사와 예술가 교류 밴드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밴드에서 좋은 예술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처음 회의를 할 때 많이 어색했지만 이내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면서 팀워크를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예술분야(조형, 도예, 서양화)에 종사하시는 예술가 선생님들이기에 서로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예술융합프로젝트를 통해 삶과 지식을 연결하여 자신의 삶을 확장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았기에 교사와 예술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는 학사운영 흐름과 장소 섭외, 시간 조율, 성취기준 등에서, 예술가는 재료, 학생 수준에 맞는 표현기법, 주의사항 등에서 역할을 찾아 최선을 다 했습니다.

지식에서 삶으로 ’나’를 확장하는 시간

소주제1	생물다양성의 개념과 중요성 알아보기
소주제2	개인의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 생각해 보기
소주제3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자세 가꾸기

이번 프로젝트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주제를 세 부분으로 나누고, 점차 확장해 나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주제들을 서로 연결하여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자연 속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를 배추흰나비와 꿀벌의 이야기로 풀어가고, 생물다양성 훼손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자연 속에서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그 후, 자연의 사례를 개인의 영역으로 가져와 ‘나와 너의 차이’, ‘개성’을 통해 ‘우리 모두가 다르다. 다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를 발견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깨달음과 발견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에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다양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차별 사례를 찾아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면 좋을지 생각해 보도록 안내했습니다. AI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 수준에서는 활용하기에 부담감이 있어 AI가 바라보는 다양성이 무엇인지 참고하는 목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추상적인 개념인 ‘다양성’에 대해 AI에게 ‘다양성이 없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이미지로 그려줘’, ‘다양성이 없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아보았습니다. AI 프로그램이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해 곤란한 적도 있었지만 어렴풋이 상상하던 ‘다양성이 사라진 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생성형 AI를 통해 뚜렷하게 가시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다양성에 대한 감각을 사회와 연결하여 표현하는 수업들을 진행했습니다. 윤정미 작가의 ’기도하는 마음‘을 감상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자신이 염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지점토와 플루이드 아트로 기도에 색과 모양을 입혔습니다.

학생들이 바라는 사회와 현실 사회가 만나는 경험을 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거울로 자신이 꿈꾸는 사회를 꾸미고 주변 세상을 거울 작품에 담아보았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간들을 한데 모아 갤러리 카페에 전시하였습니다. 교실에서의 시간을 이제 사회에 펼쳐놓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다양성에 대해 고민한 작품들이 교실 밖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줄지, 질문을 던질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의 전시 경험도 좋지만 직접 자신의 작품을 친구, 가족이 아닌 전혀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공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전시회에 와서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살펴보는 모습을 볼 때의 떨림과 설렘, 가족들에게 자신의 시간을 설명할 때의 뿌듯함과 성취감. 실제로 전시회를 운영하는 일주일 남짓의 시간 동안 팀원들도 함께 느꼈던 감정들이었습니다.

전시 공간에서 빛나고 있는 학생들의 작품들을 보며 그 동안의 시간들이 머릿속으로 파노라마처럼 떠올랐습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구체화, 회의, 시행착오, 팀티칭 연습 등. 어쩌면 교사와 예술가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양성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꾸려간 이번 시간이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모습’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성이 곧 새로운 가능성을 낳고, 그 가능성들이 세상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스스로 체감하고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02-6209-1356·1357·5981·5986 jj_project@art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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