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릴 [고](敲)와 ‘예술’을 거꾸로 읽는 소리 [술례]를 이름으로 하는 가상인물인 ‘선장 [고술례]’씨가 이끄는 인생 탐험 여정 프로젝트
인생 탐험 여정: 삶에서 죽음까지를 낯설게 바라보고, 예술적 감수성으로 인생을 두드리기
예술이라는 배(號)를 타고,
다양한 시각으로 나와 세상을 항해하기 위하여
예술이 ‘호(好: 좋을 호)’
예술이 좋아서 사람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두 명의 티칭 아티스트와, 예술을 통해 학생들의 꿈을 키우기 위하여 교단에서 늘 고민하는 중학교 도덕 교사가 예술적 시각을 나누기 위하여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예술이라는 배를 타고 세상을 항해하고자 하는 예술‘호’에 탑승하여, 다양한 렌즈를 통해 자신의 인생 여정을 탐험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먼저, 예술‘호’ 탐험대의 선장 역할은 내 인생의 리더, 또는 주체자로서 가상의 인물인 <친절한 고술례>씨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학교 내 문화예술교육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는 강민서 교사는 <갑판부-항해사>로, 사진과 영상을 활용한 시각 예술에 기반을 두는 김지혜 예술가는 <기관부-기관장> 역할을 맡았으며 소리라는 재료를 갖고 감각적으로 소통하기에 집중하는 양보은 예술가는 <통사부-통신사>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예술가 양보은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정체성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품고 있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예술‘호’ 탐험대의 선원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 항해의 선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술‘호’의 모든 구성원은 어떤 역할로 자신의 삶을 항해할 것인지에 대해 아래의 질문들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초기 예술‘호’ 탐험대 미팅
예술가 연구모임 중
각 연구진의 역할
슬기로운 중2이라서 괜찮아.
그저 인생을 항해하는 ‘중(ing)2’니까
# 21세기에 만난 중2병?
예술‘호’탐험대의 선원은 질풍노도의 시기의 대표 주자,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발달 특성상 ‘자아 정체성 형성 및 자기개념을 발전시키는 과정’에 있는 시기로, ‘어린이’에서 조금씩 독립성을 추구하는 ‘어른이’로 성장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기를 ‘중(ing)’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현재 이들의 인생 항로에서 ‘학교’라는 공간은 생활과 생각의 모든 면에서 자율성이 보장되기보다는 ‘해내야만 하는’ 과업들이 쏟아지는 곳입니다.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감정의 기복이 큰 이 시기에는 기쁨, 슬픔, 분노, 행복, 사랑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자기 조절 능력을 키워가야 합니다. 그러나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스스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현실을 슬기롭게 항해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앎을 삶의 가치와 어떻게 연결할까?’는 질문을 던지며, 그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할 전략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앎과 삶의 가치 연결하기
저는 도덕교과를 교육하는 입장에서 학생들이 공감과 존중의 가치를 바탕으로 통합적인 인성을 함양하고,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예술적 감각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성장시키는 주체가 되도록 예술 활동으로 찾아가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도덕교사 강민서)
누군가 정해놓은 길 대로 공부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고 내 삶에 대한 주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예술을 통한 다양한 경험이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현재 집중하고 있는 학교 생활에서 주어지는 ‘교육과정’이 삶의 모든 정답은 아닐 텐데, 마치 그걸 미션처럼 해내기에 급급한 ‘중’이 아니라, 내 삶의 리더가 되어가는 ‘중’ 이라는 차원에서 예술을 통해 학생들이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음악가 양보은)
‘앎’보다 ‘삶’이라는 범주가 더 넓다는 가정하에,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그 반대인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죽음은 반드시 슬픈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에게나 찾아오는, ‘삶’의 타이머가 울리는 순간이니까요. 내 삶에 시간적 제한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을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시각예술가 김지혜)
두 명의 티칭 아티스트와 교사의 시각에서 도출된 질문들을 기반으로 전시 관람(빈센트 발, 미구엘 슈발리에-디지털 뷰티)을 하고, 리더십을 주제로 한 그림책들을 경험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영감을 서로 공유하며, 학생들의 시선에서 현재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바라보는 경험을 어떻게 하면 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고민들을 바탕으로, 현재 중2학생들의 시점에서 필요한 부분에 인문학적 접근을 더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시각 중심의 통합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 활동들은 자신의 생각 및 환경을 예술을 통해 앎의 학습을 넘어서, 삶의 가치를 보다 중점으로 탐구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과 연계보다는 자율성이 허용된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교과 과정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시각,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삶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였습니다.
전시에서 영감 얻기
그림책에서 영감 얻기
예술‘호’ 탐험대 항해지침서
# 항해 준비: 인생이라는 여정에 대하여 내 안의 세포들을 감각하기
탐험대원이 된 학생들은 ‘눈사람 자살사건(저자: 최승호)’을 통해 우리는 중학생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하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잘 죽는다는 것이란?” 의 질문과 응답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숨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의 차이, 그리고 죽음이 한정된 삶의 끝 부분임을 인식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죽음이라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도록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겪어온 크고 작은 사건들을 돌아보고, 현재의 자신과 앞으로의 모습을 나누며 인생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소중한 사람, 그리고 소중했던 시간과 공간에 대해 성찰하였으며, 미래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은 지에 대한 내면의 작은 목소리들을 수집했습니다.
이렇게 더 큰 ‘나’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모두 항해를 떠날 채비를 마쳤습니다.
최승호-눈사람 자살사건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
# 항해 ING: 예술 ‘호’ 타고 낯설게 바라보기
호기심 가득한 예술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해야만 하는 규칙들보다 하고 싶은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는 누군가 정해준 정답을 향해 나아가는 중인지도 모른 채 주어진 과업을 소화하는 학생들에게 ‘세상을 거꾸로 바라보기’, ‘제3의 눈으로 나를 관찰해보기’, 그리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기’ 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조금 더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피카소의 그림을 거꾸로 그려도 생각보다 괜찮다는 경험, 그림자로 본 낯선 내 모습에 대해 생각을 나눠보는 것.
예술로 인생을 두드려 본다는 이름의 뜻을 가진 선장 ‘고술례’씨가 어쩌면 내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즈음에는, ‘중학생’의 역할을 가진 나보다는 한 명의 멋진 ‘사람’이 성장하고 있는 중(ING)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B학생의 인생 곡선
로꾸꺼! 로꾸꺼! 거꾸로 그린 피카소
그림자로 만난 나
뷰자데. 낯설게 바라보기
똑똑! AI보다 더 똑똑한 나의 인생
고술례씨가 되어 예술X기술 현명하게 두드리기!
# 기술입은 예술 교육에 대한 철학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비대면으로 모든 생활이 이루어져야만 했던 시간 속에서 서로 간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교육적 환경에서도 기존의 에듀테크 기술이 활용될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에도 등장한 Chat GPT와 같은 AI는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창의적인 사고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예술가들에게 저작권 이슈 등 도전적인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두 명의 티칭 아티스트와 교사는 교육적 환경에서 AI의 다양한 이점과 단점을 분석하며 예술로 탐구생활에서 학생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두고 각자의 교육 철학을 나누고 의견을 좁혀 나갔습니다. AI 기술이 삶의 편리함을 충족시키는 도구로서의 가치를 넘어, 창의적인 사고의 감각을 열어가는 단계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과 전문가 자문을 통해 방법을 모색하고자 노력했습니다.
Chat GPT | 무언가 질문을 하면 마치 사전 같은 느낌으로 정답을 찾아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학생들이 이를 정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참고서 정도로만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의 생각을 더해서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도록 말이죠. |
Ask up | 카카오톡을 통해 아주 쉽게 텍스트 생성형 AI를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리더를 그림으로 보여줘”라는 질문에 당황스러운 그림이 제시되어요.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사고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각화 방식은 아직 적용하기에 불안정한 것 같아요. |
제한점
제시 필요 | 아직은 저작권 관련 이슈가 많고, 시간의 효율성만 고려하여 빠르게 과제를 처리하는 도구로만 악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AI가 예술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이를 배제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청소년 디지털 리터러시 자료들을 참고하여 수업에서 AI 활용 전에 적절히 안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패들렛으로 아카이빙하기
교육현장에서 기술과 예술에 대한 철학
AskUp으로 영감얻기
특히 예술 표현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기회로 AI를 활용하되,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예술‘호’ 탐험대원이 되기를 응원하며, 학생들이 이러한 철학을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였습니다.
AI와 청소년 디지털리터러시 고민1
AI와 청소년 디지털리터러시 고민2
인공지능 기술X예술의 장단점
삶의 리더를 찾는 프롬프트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예술가로서, 교육가로서 또 하나의 꿈꾸는 방법을 배우다
중학교에서 인문교과(도덕)를 20여 년 이상 재직하며, 학교문화예술 융합수업에 늘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 동안 학교 내 예술 교과 교사들과 다양한 융합 수업을 시도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인적⋅시간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예술로 탐구생활’ 덕분에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한 학교 현장에서 예술가 교사와 재미있게 융합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예술적 시선을 더욱 확장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실천가로서,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이었던 중학생은 다가오는 입시라는 중압감 속에서 학업이 최우선인 인생의 한 시점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중’이라는 대전제 아래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학교 2학년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대항해 과정에서 ‘너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마치 먼 시대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관심사와 표현방식을 직접 경험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나의 변화를 느끼고 자신이 살고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근육을 ‘예술로 탐구생활’을 통해서 키워주고자 하였습니다.
나 자신을 위한 탐험가들의 다짐들
짧은 탐험의 과정 동안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이 확장되는 모습을 발견할 때, 문화예술을 통한 ‘살아있는 교육’이 실현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큰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예술적 시선으로 바라보기
앵글 속에 담는 탐험대원들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술 활용과 AI는 학생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활 도구가 되었습니다.
예술을 통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깨워주는 문화예술교육 실천가로서 <예술‘호’ 탐험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부터 활용 및 적용까지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교육적⋅예술적 철학이 한걸음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과정을 거친 후 탐험을 마칠 즈음, 스스로에게 편지 글을 통해 용기를 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예술‘호’ 탐험대원이었던 학생들이 앞으로의 인생 여정도 멋지게 항해하길 항상 응원합니다.
Try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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