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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탐구생활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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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ART

키워드🔑
#태양과 달의 변화 #생태감수성
#지구 탐사대 #지구과학 교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참여그룹 : 철부지ART
운영기간 : 2021.11 - 2021.12
예술분야 : 미술·애니메이션
연계교과 : 과학 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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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학교 : 전남/삼산초등학교
참여 대상 : 초등학교 4~6학년
예술가 : 최성호(만화)/이의영(공예)/민경(애니메이션)
교 사 : 삼산초 주경희

나를 키우고 보살피는 자연으로 지금의 때를 읽는 지혜를 갖추기

미래 다른 행성에서 살고 있다는 스토리 속에서 태양계를 관찰하여 스톱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해와 달이 보내는 메시지를 읽는 프로젝트

자연의 때를 알지 못하는 철부지들의 생태 감수성 회복의 시도

철부지ART는 24절기를 함께 공부하는 모임으로 만났습니다. 때문에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절기를 소재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뜻을 모았습니다.
우리는 어느 밤 하늘에 뜬 반달을 보다가, 저 달이 보름달이 되어가는 중인지 그믐달로 변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살아오면서도 숱한 날을 달이 뜨고 지는 모습을 보아왔을 텐데, 하늘에 뜬 저 달이 지금 차는 중인지 기우는 중인지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해와 달은 뜨고 질 것이며,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로 나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정작 그 지식을 쌓아 올린 토대가 비어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경칩에 땅이 녹아 개구리가 나오고, 춘분과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것은 상식일 뿐 우리 삶에 활용되는 지혜는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철부지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현재 인류는 기후 문제를 비롯하여 많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비약일 수 있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만든 것은 우리가 그 행위의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철부지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우리가 결과를 예상치 못한 원인을 생태 감수성의 부족으로 보았습니다. ‘생태 감수성’은 자연을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긴밀한 존재로 인지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태감수성을 회복하는 조건으로 자연의 변화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그 변화되는 현상을 통해서 정보를 읽어내는 능력을 갖는 것을 자연과 소통하는 것으로 보고 ‘자연과의 연결’을 주제로 정하였습니다.

교과서 속 어려운 기후의 과학적 원리가 탐사대원의 재미있는 미션이 되기까지

# 교과 연계 과정

우리는 교과와의 연계를 위해 초등 과학 교과서의 날씨와 기후 교과를 중심으로 절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주경희 선생님께서 삼산초에서 사용하는 과학 교과서들을 모두 제공해 주셨기 때문에 교과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수월하였습니다. 교과 연계를 위해 교과 과정을 분석하다 보니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날씨와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추려내게 되었고, 태양의 남중고도, 달의 위상 변화, 기단의 변화, 잎의 증산 작용 같은 주제를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 예술로 탐구방법

그다음 과정은 이러한 주제를 어떻게 애니메이션 제작 활동으로 연결하는가 하는 문제를 고민했습니다. 다양한 방식의 애니메이션 기법 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기법 중에서도 제작 난이도가 무척 높은 분야입니다. 그렇지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영화 촬영 현장과 흡사하여 카메라를 맡은 사람, 배경을 맡은 사람, 캐릭터를 맡은 사람이 모두 현장에 모여 동시에 제작을 진행할 수 있어서 팀 작업 시 역할을 분담하고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 보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제작 기법이나 기술을 아이들에게 전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주제가 중심에 있으면서도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의 습득이 주제를 가리는 일이 없는 방식이어야 했기 때문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적합한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교구 제작

그런데 대부분은 학교에서 간단히 진행할 수 있는 실험에 포커스가 맞춰져서 그런지 애니메이션 촬영에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교구를 직접 제작하자는 생각에 이르렀고, 필요한 교구를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지역에서 평소에 알고 지내던 예술가이신 김진송 선생님*을 찾아뵙고 자문을 구하기도 하였습니다. *김진송 선생님 : 미술평론가 이자 공예가, 현재는 이야기와 목공예를 결합한 작업을 하고 있다.
달의 위상 변화 촬영 도구
자연광에서 조명을 이용하여 달의 밝고 어두운 면을 표현하기 어려워 스티로폼 어구에 색을 칠하여 명암을 표시하였습니다.
최종 완성된 태양의 남중고도 촬영 세트
아크릴대에 고무줄을 이용하여 조명을 달았다. 레버나 나사를 이용해서 간편하고 안정적인 조작이 되도록 하는 문제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 스토리텔링의 도입

자문 과정에서 참여자가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의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는 뜻밖의 조언을 듣게 되었습니다. 조언을 수용하여 스토리텔링을 도입하여 배경 스토리를 만들고 보니, 각각의 회차별 수업이 일관성 있는 하나의 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배경 스토리를 기초로 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컸습니다.
결과적으로도 스토리텔링 도입이 참여 학생들의 흥미를 강하게 유발해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를 높이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개발과정에서도 방향성을 확실히 해 주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수업에서 각 주제별로 개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활동을 하나의 주제 아래에서 일관성 있게 연결되어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게 해준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먼 미래, 외계 행성의 탐사 대원이 된 아이들! 지구의 자연 변화를 조사해야 한다

# 태양과 달의 변화를 조사하기

제시된 태양 모형으로부터 지구는 얼마나 떨어져 있을지 예상되는 곳에 지구 놓아보기 (화면 상단 중앙에 빨간점이 1.5m 크기의 태양 모형 풍선)
지구(카메라), 달, 우주(배경), 감독, 스크립터 팀원 수에 맞춰 역할을 나누고 달의 변화를 스톱모션 촬영하기

# 태양의 이동경로 조사를 위한 스톱모션 제작하기

각자 방향별로 맡은 부분의 학교 모형을 공작하기
감독, 카메라, 태양, 스크립터 등의 역할을 나누고 태양(조명)을 이동시키며 촬영하기

# 지구환경 보고서 만들기

달의 모양 변화를 이용하여 달력 만들기
매 시간 마지막에는 그날 탐사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고, 매 수업의 보고서가 모여 최종 탐사 보고서를 완성함

교과서 속 과학적 지식이 아닌, 내가 어릴 적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며 느낀 우주에 대한 감동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20년 이상 지구과학 교사로 재직하셨던 이의영 공예가는 학창 시절 접했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TV 다큐멘터리 만난 순간을 감동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주와 자연에 가졌던 경외감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지구과학 교사가 되었지만 입시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 환경은 감동을 전달하는 과정은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본인이 어린 시절 느꼈던 감동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아주 흥분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로 탐구생활은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이 협업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예술의 형식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이전에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고 시도해 보지 못했던 일입니다.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대상인 학생들보다 개발하는 주체인 참여 예술가들과 교사가 더 몰입하고 감탄하고, 즐거워했었습니다.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만족감이 컸습니다.
우리의 프로젝트가 기존의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학생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흥미를 갖도록 만들고, 나아가서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개발하는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떠나서 이런 과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큰 보람으로 다가왔습니다.
학생들이 우리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에 대한 지식을 단단한 토대로 구축하여 학교에서 쌓는 많은 지식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미래의 인재들이 이끌어가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편의를 위한 기술이 아닌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큰 방향성을 가지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