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교 : 전남/해남화산초·청계북초·팔금초
참여 대상 : 초등학교 3~6학년
예술가 :
오효진(국악)/이종환(연극)/김기복(미디어영상)
교 사 :
해남화산초 이동현/청계북초 조문환/팔금초 임꽃샘
정조대왕의 화성행차를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탐구하다
정조대왕의 화성행차의 역사적 기록 속 가상의 인물이 되어 스토리텔링 속 궁중음악을 연극,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
우리의 예술은 ’소통과 협력’ 그래서 한 발자국 성장!
<에헤라디야> 그룹은 (사)한국국악협회 전라남도지회 시범사업에서 융합 예술교육 연구를 하며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공통된 고민은 주제 전달에 있어 한 장르의 접근성에 대한 아쉬움과 한계를 느껴왔습니다. 또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만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역량을 확장하고 성장 시키고 싶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수업의 방향에 대해서 교사와 예술가가 함께 의견을 나누었고, 예술가끼리도 많은 의견 조율이 있었습니다. 폭넓은 예술 영역과 교육적 요소의 연결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예술로 탐구생활 프로젝트를 통해 또 한 발자국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조대왕의 화성행차 속에서 발견하는 공동체 가치
저희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주제는 공동체입니다. 시대에 따라 공동체의 모습과 가치는 그 모습을 달리해가며 유지 되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을 겪은 후, 사람들은 공동체의 가치와 협력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는 계기 되었습니다. 개인의 안전을 위해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던 것들이 결국은 공적인 영역에서 공동체와 소통이 되고 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공동체에 대한 주제를 정조 대왕 화성 행차 8일간의 여정을 담은 ‘원행을묘정리의궤’ 기록에 근거해 국악, 연극, VR드로잉아트라는 예술 장르로 풀어봤습니다. 국악에서는 대취타, 종묘제례악, 포구락 등의 궁중음악을 VR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디지털 드로잉 해보기도 하고 연극적인 기법을 이용해 가상의 인물이 되어 화성 행차 여정에 참여해 보기도 했습니다.
정조대왕의 화성 행차가 기득권들만의 행차가 아닌 모두의 축제가 되길 바랐던 것처럼 참여하는 학생이나 수업을 하는 저희 모두 행복한 수업의 여정이 되길 바랐고,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만큼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과정 중심의 프로젝트
프로젝트 수업을 하게 되면 결과물에 대한 부담감이 있습니다. 과정 중심과 결과물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교사와 예술가들의 소통은 부담감을 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날 수업이 끝나면 수업의 전반적인 내용들에 대해 교사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수업의 과정과 아이들의 반응들을 자세하게 이야기 하다 보면 결과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사실적으로 그리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그보다 먼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서툴더라도 그것을 표현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구체화하고 정교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고 우리가 노력하고 고민했던 일련의 과정들이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로 탐구생활 다른 예술분야와의 연결, 협력과 융합
예술로 탐구생활에 참여하며 학교에 다양한 교사들과 하나의 주제로 교육자의 시선, 예술가의 시선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는 예술로 탐구생활을 통해 여러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과의 연결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소속 학교 예술강사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 출강하면 나의 전공 분야의 수업 위주로 수업을 하게 되고 담당교사 이외의 교사와 교류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통해 타 분야의 예술 강사와 교사가 만나는 계기가 되었고 각자의 생각과 고민을 풀어가는 소통과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예술 분야 간의 연결입니다. 하나의 주제를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하나의 통합의 형태로 만들어가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예술과 학문의 연결입니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조사 과정이 필요합니다. 관련 교과와 여러 논문들을 보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토대로 예술가들은 각자의 전문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되고, 교사는 교과서 내용 전체를 조망하며 자문해 주고 재구성해가며 서로 협의하면서 만들어 갑니다. 이런 과정들은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그 순간도 하나의 공연이고, 예술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문화예술교육을 해왔고 모두 각자의 예술성을 가진 예술가들입니다. 그 예술성은 나로부터 출발을 했으나 궁극적으로 타인을 향해 가는 기호를 만들어 내는 것이며, 타인의 기호를 탐색하고 타인이 나의 기호를 읽어주는 즐거움도 함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움이 있는 행위는 곧 소통이고 나와 타인 그 사이의 경험입니다.
현장에서 아이들과의 만남도 그 순간 만큼은 하나의 공연이고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공간을 나의 기호로 즐겁게 감각적으로 잘 안내하고 있는지, 어떠한 질문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고 있는 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점층적으로 수업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나의 경험만큼 발견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이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갖고 타인과의 소통을 위해 예술가로서 어떤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우리들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도전합니다. 이런 마음들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탐구하고, 진지하게 고민하여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