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교 : 강원/상평초등학교
참여 대상 : 초등학교 5~6학년
예술가 : 이동근(음악)/손석배(연극)
교 사 : 상평초 박성진
무인도를 지켜라! 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노력
무인도에서 살게 된다는 상상 속에서 한정된 자원과 우리의 소비 관계를 자연환경과 연관 지어 연극적 활동, 음악 만들기로 표현하는 프로젝트
생태문제와 거리가 먼 아이들, 예술로 거리 좁히기
인구수 2만 8천여명(2021년 6월 기준)의 작은 군인 양양의 상평초등학교의 학생들은 지역 특성상 워낙 환경이 깨끗하여 학생들이 환경 문제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전염병 코로나19의 사태를 겪으며, 지구 환경 및 생태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는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이 땅의 주인이 될 어린 친구들이 지구 환경과 생태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한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스스로를 성찰하며 그에 마땅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시작하였습니다.
교사와 예술가는 수업 설계부터 함께 했습니다. 처음에 예술가는 무인도에서 협력해서 살아남는다는 콘셉트를 잡고 ‘자연환경과 사회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교사가 학생들과 1년 동안 ‘생태’ 문제로 수업을 하는 중에 이를 좀 더 가깝고 재미있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예술가들도 그 주제에 관심이 맞았던 터라 그때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기후 위기, 생태’ 문제를 연극과 음악 예술 활동으로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15소년 표류기>는 지구 환경오염 문제를 인식하고, 그에 따른 우리가 지켜야 할 의무와 올바른 자세를 익히고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이것을 단순한 암기식 교육이 아닌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직접 창작하고 실행하여, 더욱 흥미롭고 자발적인 교육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래?
우리가 떨어질 무인도가 어떤 곳일지 상상해서 지도를 그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자유롭게 상상해야 하고 모두의 의견을 모아야 했습니다. 기대한 것보다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상상하고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섬 모양은 어떨지, 산이 있다면 어디 있을지, 강이 있다면 어떻게 흐르고 있을지, 동물이 있다면 몇 마리 정도 어디 있을지, 섬 이름은 무엇으로 지을지 등등. 의견을 모아 하나하나 채워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는 상상이 펼쳐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집은 지을 수 있을까?
물은 정수가 가능해?
지금 우리는 무인도에 표류 되어 있는데, 여기 있는 것 만으로도 살 수 있을까?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우리의 삶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역할을 직접 연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거대한 연극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들을 모아서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하는 작업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환경에 대한 문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음악을 듣기만 하는 수업으로 진행했다면 크게 공감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환경문제를 연극과 음악 가사 창작과 연계해 경험하며 몸으로 느끼는 것이 예술로 자연과 환경을 공감하는 데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생에게 열 번의 수업으로 환경론자로 거듭나게 할 순 없지만
우선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롭게 참여하여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멋진 결과물을 낸다거나, 환경론자로 거듭나길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기대치를 낮추고 학생들에게 인식을 제고한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프로젝트를 쉽게 풀어나가자, 좋은 결과물에 얽매이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 활동의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수업의 내용을 도중에 수정하거나 천천히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렇듯 유연한 수업 진행 방식이 오히려 최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학생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예술로 탐구생활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협동하고 몰입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주제를 가지고 예술적으로 생각하고 모둠으로 활동하며 협동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아이들 개개인의 인성적 측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술로 탐구생활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각자의 분야 간 협동하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들과 교사의 자유로운 생각이 만나게 될 뿐 아니라 학생들도 몰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예술과 융합한 교육 활동을 통해 마냥 딱딱할 수 있었던 시간들을 예술가와 교사도 학생들도 모두 즐겁게 보낼 수 있어서 아주 뜻깊었으며, 예술이 교육과 융합함으로써 얼마나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지 그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멋지게 완성 시켜준 상평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이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 유익하고, 좋은 추억이 됐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불어 작은 군 지역의 학생들이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들을 보다 더 많이 접하고, 참여할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이 문화 예술의 빈부격차를 느끼지 않고, 예술의 긍정적 경험들을 맘껏 누리며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